민규는 달달 다리를 떨다 김씨한테 정강이를 까이고 여서도행 배 구석에 쭈구리처럼 박혀서 멍하니 눈만 깜빡이고 있어. 터덜터덜 자취방으로 돌아가려던 민규 뒷덜미를 잡아 끌고온 김씨는 둘이요. 하고 말했고 민규는 어차피 마지막 시험은 참석도 못했고 아지트는 없어졌고 세븐틴도 없어졌고 원우도 없어졌다는 생각에 그냥 뒷목 잡혀 여서도행 배에 올라탄거지. 곧 방학이겠다 아니 내인생도 이제 끝이겠다 싶은 민규는 흐르지도 않는 코를 훌쩍거리고 현실도피용 눈을 감아. 퍽퍽 자신을 다정하게 깨우는 김씨손에 이끌려 오랜만에 여서도에 도착한 민규는 또 속이쓰려. 배는 떠나고 그 옛날처럼 저 배에 원우가 있을거 같아 손을 흔들면서.



"멍뭉아~~~~~~"



그래 저렇게.




민규네 집이 여서도 꼭대기잖아. 그리고 여서도는 작은섬이지. 우렁차게 들려오는 목소리는 분명 전원우가 맞는데? 그리고...






"아저씨. 삼겹살 사왔어?"
"아저씨 내가 말한 담배는?"

한대씩 사이좋게 뒤통수를 얻어맞는 최승철, 윤정한까지. 일부러 대문을 쾅하니 닫고 들어선 무표정 민규를 보고 원우는 손을 팔랑팔랑 흔들어. 우리 멍뭉이 드디어 왔네. 민규 가디건을 입은체였어. 뭐가 이렇게 시끄러워.. 잠을 잘 수가 없네. 민규 방에서 하품을 하며 나오는건 분명 이지훈. 자신만 걱정하고 속앓이한게 미치고 환장하게 빡치는거라 민규는 옆에 놓인 양동이 걷어차고 나가버림. 일동얼음. 김씨는 저새끼 저거 잡아오라고 승철이한테 살벌하게 명령하는데 원우가 자기가 간다면서 민규 찾아나섬.



그 언젠가 고등학생 민규처럼 담벼락에 기대서 있는데 폼은 영 그때랑 달라. 굉장히 화가나있고 굉장히 섹시하게 담배까지 입에 물고 있는거지. 원우 팔랑팔랑 다가와서 민규 입에 물린 담배 슥 빼가서 자기 입에 물어. 우리 멍뭉이 이런 나쁜건 언제 배웠어? 누구야 누가 알러줬어? 아무표정없이 대꾸도 없는 민규 보면서 원우 씩 웃는거야. 가서 칭찬해주려구.. 섹시해 죽겠네 진짜.

민규 원우 담벼락으로 밀치고 아파하는데도 막 키스하는거지. 원우 들고있던 담배 걍 버리고 민규 목에 팔 딱 두르려는데 민규가 키스 멈추고 불같은 눈으로 원우 씹어먹을듯 쳐다봐.


멍뭉아 나 여기 등 아픈데에...
나는 가슴이 찢어져요.
키스 또 하자.
내가 진짜 얼마나..
또 하자.
얼마나 걱정 했는데. 번호 바꿨어요?
하자.
아지트는 왜!

원우가 못참고 민규한테 키스하고 민규는 또 바보처럼 받아줌. 민규는 자기가 너무 바보같은거 알지만 그냥 우선 원우가 무사히 자기 앞에 있으니까 그걸로 된거지.




"짱돌에 머리 터지기 싫으면 그만 떨어져라"

윤정한 목소리에 아쉽게도 두사람 입은 떨어짐.

Posted by 우지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