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코끝이 시린 그런 날이었다. 새로 산 교복을 입고 들뜬 남학생들은 삐약삐약 거리는 병아리 같..
"씨발"/"씨발"
진 않고 맹수 같았다.
'민원고에 입학한.....'
원우는 미간에 인상이 잡히도록 눈을 찌푸리고 강당 제일 앞을 바라봤다. 아, 안 보이네.. 안경 쓰고 나올걸. 원우는 금세 교장선생님 얼굴 인식을 포기하고 주변을 둘러봤다. 키가 큰 탓에 제일 뒷줄로 밀리고 밀려난 원우는 침대맡에 두고 온 안경이 절실해서 인상이 썼다. 아, 진짜 안 보여. 원우는 슥슥 주변을 둘러보다 두 반 건너에서 자신보다 큰 실루엣을 발견하고 눈에 힘을 줬다. 오 나보다 크네. 따위를 생각하면서.
민규는 고등학교 입학 기념으로 새로 산 운동화를 보고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교장선생님 축하 연설 같은 건 들리지도 않는걸요? 엄마를 조르고 졸라 얻어낸 운동화를 보고 웃느라 정신이 없는 민규는 뺨이 자꾸 따가운 느낌에 고개를 돌렸다. 뭐야 저건. 원우의 눈초리에 민규는 옆을 둘러봤다. 키도 나보다 작은 새끼가 날 꼬라봐? 민규는 지지 않겠다는 듯이 원우를 보고 인상을 썼다.
'1학년들은 교실로 돌아가 주시길 바랍니다'
원우는 자신보다 '조금' 큰 애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걸 보고 다시 인상을 쓰고 민규를 쳐다봤다. 내가 아는 앤가... 확 하니 구겨진 원우 표정에 열이 받는지 민규의 발소리가 좀 더 격해졌다. 강당을 빠져나가는 무리들에게 부딪혀가며 민규가 원우에게 다가갔고 원우는 다가오는 민규가 자신이 아는 애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미련 없이 돌아섰다.
"아!"
"왜 꼬라보냐?"
"너 지금 내 어깨 쳤냐?"
"아니? 그냥 잡은 건데?"
"아아~ 그래?"
"아!!!!"
"왜? 나도 그냥 잡은 건데"
강당을 빠져나가던 학생들이 멈춰 서서 둘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적이 흘렀다.
"씨발" / "씨발"
봄, 열일곱 청춘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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