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규는 반대편 복도에서 걸어오는 원우를 보고 확 인상을 썼다. 원우도 안경을 쓰고 있어서 반대편에 있는 민규를 보자마자 인상을 썼다.
"여우 같은 게" / "개 같은 게"
서로를 스쳐 지나가며 이를 갈듯 뱉은 말은 동시에 터져 나왔고 겹쳐진 음성에 동시에 기분 나빠했다. '야 전원우!! 빨리 나가자. 체육복을 하루 종일 갈아입냐? 교실에서 그냥 입지. 솔직히 말해 똥 싸고 왔지' 코를 킁킁 거리며 다가오는 순영을 밀어내며 원우가 인상을 썼다. 니 체육복이 똥 싼 거 같은데. 원우의 말에 순영은 체육복 상의를 들어 올려 코에 가져다 댔다가 질색을 하고 내려놓는다. 웩.
"오늘 왜 3반이랑 공동수업이냐?"
"나도 모르지. 야 근데 3반에 걔 있지 않냐?"
"뭐 누구"
석민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에는 스탠드에 멍하니 앉아있는 원우가 있었다. 민규는 못 볼걸봤다는 듯 고개를 훽 돌려 버렸다.
"야. 비켜라"
"총 맞았냐? 축구 모르냐?"
"미친. 쪼그만 게 자꾸 앞에서 알짱대!!!"
"뷰웅신. 축구 존나 못하네"
민규는 자꾸만 자신의 볼에 태클을 걸어 빼가는 원우 뒤통수에 축구공을 꽂아 버리고 싶어 손이 근질거렸다. 비실비실 스탠드에나 앉아 있게 생겨서 자꾸 공을 채가. 자존심이 상한 민규가 우다다 달려가 조금 깊게 태클을 걸었고 민규 위로 원우가 쓰러지면서 같이 굴러 운동장에 흙먼지가 일었다. 앓는 소리가 나고 민규와 원우 둘 다 일어나지 못하고 흙바닥에 누워 있었다.
"야 전원우 살아있냐?"
"김민규 죽었냐?"
"원우야 니 안경 박살 났다"
"김민규 니 운동화 떨어졌는데?"
이 씨발새끼가? 누가 먼저라 할거 없이 달려들어 한바탕 더 흙먼지가 일었고 호루라기를 불며 달려온 체육선생님에 의해 민규와 원우가 떨어졌다. 벌떡 일어선 원우가 순영이 들고 있는 안경을 잡으려고 왼손을 뻗었다. 체육선생님의 호통에 벌떡 일어난 민규가 다시 운동장에 쓰러졌다.
"전원우. 너 왼손이 너덜거려"
"김민규 다리 부러졌냐?"
얼마 후 학교 운동장으로 구급차 한대가 들어왔고 운동장에 누워있는 민규에게 소방대원이 다가왔다.
"학생 오른쪽 다리야? 한 번 들어볼래?"
"못 들겠어요"
"소방대원 아저씨. 저 팔이 부러졌나 봐요"
"학생은 왼팔이야?"
"소방대원 아저씨. 저 다리가 너무 아파요"
"소방대원 아저씨. 저 구급차 타면 될까요?"
"저요!!!! 저 먼저 태워주세요!!!!!"
팔을 애처롭게 휘젓는 민규를 힐끗 내려다본 원우가 피식 비웃음을 흘렸다. 유유히 걸어서 구급차에 다가가는 원우를 보고 민규가 종국에는 운동장 흙을 집어던졌다. 야!!! 너 내려!!. 내가 먼저 탈거라고!!!!! 내려!!!!!!!!! 야 너 발 올리지 마!! 어어? 올리지 마! 올리지 말라고 했... 아아아악!!! 구급차에 올라탄 원우가 다시 한번 민규를 보고 픽 비웃음을 날리며 멀쩡한 오른손을 들고 흔들었다. 물론 가운데 손가락만 펴진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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